▶ ‘종교’는 집단적·체계적 믿음인 반면
▶ ‘영성’은 개인적 의식 등 추구하는 경우↑
![미국인 중 종교적 정체성 줄고 영적 정체성 늘어 미국인 중 종교적 정체성 줄고 영적 정체성 늘어](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3/11/20/20231120211440651.jpg)
과거 종교인이 비종교적 방식으로 영성을 추구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미국인 약 82%가 종교적 또는 영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은 1999년과 2002년 그리고 올해 세 차례에 걸쳐 미국인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 종교적 정체성을 지녔다는 미국인은 크게 감소한 반면 영적 정체성을 보유한 미국인은 조금 늘었다. 종교적, 영적 정체성은 지지 정당과 나이에 따라서도 지난 20여 년간 큰 변화와 차이를 보였다.
‘종교적’이란 단어와 ‘영적’이란 단어의 뜻은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종교는 체계적인 믿음과 실천 방식으로 주로 집단으로 이뤄지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영적 의식은 주로 개인적으로 이뤄지며 종교 그룹에 소속되지 않고 스스로 마음의 평안 등을 추구하는 행위로 보면 된다.
올해 실시된 조사에서 미국인 중 약 47%는 자신을 종교적인 사람으로 분류했고 약 33%는 영적 정체성을 지녔다고 밝혔다. 종교적이면서도 영적이라고 밝힌 미국인은 약 2%였다. 자신이 종교적이지도 영적이지도 않다는 미국인은 18%로 1999년(9%) 조사 때보다 두 배 늘었다. 종교적인 미국인 비율은 1999년 처음 조사를 했을 당시 절반을 넘는 54%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절반을 넘지 못했다. 반면 영적 정체성을 지닌 미국인은 1999년 30%에서 올해 33%로 조금 증가했다.
미국인의 종교적, 영적 정체성 변화는 지지 정당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올해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약 61%가 자신을 종교적이라고 밝혔고 영적이라고 분류한 공화당 지지자는 28%였다. 독립 정당 지지자 중에서는 종교적 정체성 보유자가 약 44%로 영적 정체성 보유자(32%)보다 많았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영적 정체성 보유자가 41%로 종교적이라는 사람(37%)보다 많았다.
나이별로는 65세 이상 노년층 중 종교적 정체성 보유자 비율이 57%로 가장 많았고 영적 정체성 보유자 비율은 30~49세 연령대(37%)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의 정체성 변화다. 1999년 60%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자의 종교적 정체성 보유자 비율은 올해 37%로 23%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적 정체성을 지녔다는 민주당 지지자는 27%에서 41%로 늘었다.
갤럽이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미국인의 종교 활동이 지난 20년간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교회 출석률, 등록 교인 수 등 공식적인 종교 활동은 개인적인 믿음과 기도 활동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 미국인은 자신을 종교적 또는 영적이라고 분류하며 신이나 초자연적 능력에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종교적인 미국인은 줄고 영적인 미국인 증가한 현상에 대해 갤럽은 “전에 종교적이었던 사람이 비종교적 방법을 통해 영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았을 수 있다”라며 “지난 20년간 일부 미국인은 종교적, 영적 행위에서 아예 멀어지는 경향도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갤럽은 또 “종교적이지도 영적이지도 않다는 반응은 청년층에서 가장 많지만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앞으로도 다수의 미국인이 어떤 방식으로든 종교적, 영적 연결 고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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