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난다. 화분이, 의자가, 약봉지가, 꽃들이 꽃 같은 약속이, 읽지도 않은 책들에 바통을 넘긴다 숨을 헉헉거리며 허공으로 달아난다 연기가 되어 달아나면서 사라진 …
[2009-04-28]너를 잃어버리고 내 어린 하늘은 자주 무너졌다 온 식구가 찾아 나서고 온 마을이 찾아 나서던 너는 어두운 숲 가운데 묵상으로 서 있거나 낯선 집 외양간에 매여 우렁우렁 …
[2009-04-23]봄 과수원에 파릇파릇 돋는 저것은 풀이 아니다 노랗게 발갛게 피는 저것은 꽃이 아니다 바람에게 물어봐라 햇빛에게 물어봐라 대지를 물들이는 저 쑥과 냉이, 씀바귀에…
[2009-04-21]모니터 위에는 새벽마다 올라오는 데이터 어젯밤에는 휴스턴과 필라델피아가 이겼다 미네소타와 디트로이트는 연패를 벗어났다 가끔씩 에러도 나지만 mlb.com은 날마…
[2009-04-16]마음 속에 담아 둔 마을 하나 거기 있다. 골짝마다 둥지 같은 작은 집들 틀어 두고 머물러 늘 들여다 볼 웅덩이도 몇 파놓고 큰 길 옆에 작은 길 귓속말로 소곤대며 …
[2009-04-14]땅바닥에 내려앉아 철퍼덕, 엉덩이를 뭉개고 앉은 달 손 내밀면 가슴까지 무너져 사람 소리를 한다 자갈치아지매 비릿한 전대 속 부새비늘과 뒹굴던 백동전처럼 막…
[2009-04-09]주일날 아침에 듣는 미사종 소리처럼 언 강이 풀린다 겨우내 어긋나 있던 대지의 관절을 맞추며 깔깔대는 바람과 햇살, 기다렸던 콘닥터의 손이 마침내 떨어지고 봄의 서곡이 빠르게 진…
[2009-04-07]산기슭 집을 샀더니 산이 딸려 왔다 산에 오소리 발자국 나있고 쪽제비가 헤집고 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제비꽃 붓꽃 산나리 피고 멀리 천국에 사는 아기들이 소풍 와서는…
[2009-04-02]저 늙은 느티나무는 하숙생 구함이라는 팻말을 걸고 있다 한때 저 느티나무에는 수십 개의 방이 있었다 온갖 바람빨래 잔가지 많은 반찬으로 사람들이 넘쳐났다 수많은 길들이…
[2009-03-31]명절날 거실에 모여 즐겁게 다과(茶菓)를 드는 온 가족의 단란한 웃음소리, 가즈런히 놓인 현관의 빈 신발들이 코를 마주 대한 채 쫑긋 귀를 열고 있다. …
[2009-03-26]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이 줄어든다 했네 수만 꽃잎 흩어져 허공을 밟고 수만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사람이 있고…
[2009-03-24]산비알 흙이 노랗게 말라 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푸석푸석 들떠 있다 저 밭의 마른 겉흙이 올봄 갈아엎어져 속흙이 되는 동안 낯을 주고 익힌 환한 기억을 …
[2009-03-19]우리 형제들이 대기하고 있는 중환자실로 운구 커터가 옮겨져 왔다. 중환자실에서 안치실로, 곧바로 하강하는 엘리베이터를 거쳐, 이승이 아닌 듯 온통 환한 불빛만이 있는 구불…
[2009-03-17]집으로 가는 길, 담 모퉁이에 기대어 있었다. 녹색을 입고 있었지만 빈 속이 다 보였다 골 뚜껑을 훤히 열어 놓고 있었다 흩날리는 눈발 속이었다 몇몇의 눈발…
[2009-03-12]소읍 변두리 처가妻家 술 떨어진 밤 술 사러 간다 날벌레들 싸락눈처럼 몰려드는 가로등 밑 공중전화 똑, 똑 전화카드 돈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똑, 똑 눈…
[2009-03-10]채풍묵(1959~) ‘멧돼지’ 전문 이 나라 입시생은 인간이 아니다 다만 고3일 뿐이다 그래도 푸른 나이 문득문득 주체 못할 힘을 뿜는다 쉬는 시간 복도를 휘젓…
[2009-03-05]집 주인의 양육법이 궁금하다 태생이 다른 농경과 유목의 혈통 방금 전 냉장고가 삼킨 것은 생선 몇 마리 그 중 한 마리가 고양이 입 속으로 들어간다 생선이나 육…
[2009-03-03]겨우내 저 혼자서만 웅크리고 살던 빈집 녹슬어버린 펌프는 녹슨 느낌표로 서 있다 안부를 묻지 않고 지내는 동안 우물가의 푸른 이끼들 누렇게 말라버렸다 오래되었거나,…
[2009-02-26]노모의 칠순잔치 부조 고맙다며 후배가 사골 세트를 사왔다 도막난 뼈에서 기름 발라내고 하루 반나절을 내리 고았으나 틉틉한 국물이 우러나지 않아 단골 정육점에 물어보니 …
[2009-02-24]‘바보야’라는 제목이 붙은 김수환 추기경의 자화상을 보고 껄껄 웃었습니다 세상엔 잘난 인간 잘난 물건 천지인데 예수를 따르시는 당신은 ‘바보예수’처럼 바보가 되셨군요 …
[2009-02-19]4월말 ~ 8월말( 4개월 정도)소형 세단( 일제 자동차)렌트 하려고 합니다 323-601-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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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한국에서 출생, 2003년생인 제 아들이 2004년에 이민와서, 2014.4.17일에 시민권을 받았습니다.따로 국적이탈 신고를 한 적은 없는데요이번 5월에 약 2주간 한국방문을 하려고 합니다.병역과 관련…
다양한 개발방안 검토뉴욕한인회가 건물 노후화와 악성 테넌트 등의 고질적 문제를 겪고 있는 뉴욕한인회관에 대한 전반적 조사와 재개발 방안을 모색…
한국 국가보훈부가 15일 메릴랜드 한국전쟁 기념비가 최근 1년 새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정신과적 문제로 가족들이 당국에 도움을 청했다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한인 양용(40)씨 사건과 관련, LA경찰국(LAPD)이 사건 당시 현장을…